[공간뉴스 = 김수근기자] “우리는 절대로 4.3과 작별하지 않습니다.”

(사)제주4.3범국민위원회가 지난 4월 성공리에 진행한 ‘2024 서울 4.3 영화제’에 이어 제주4.3 76주년 기념 문화행사의 행사의 일환으로 전국시사만화협회와 함께 ‘만화, 4.3과 시대를 그리다’展을 개최 중인 가운데 <순이삼춘>, <제주도우다>의 소설가 현기영이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에 축하 인사를 전했다.
현기영 작가는 지난 17일 오전 4.3 전국화와 대중화를 도모해 온 제주4.3범국민위원회가 지난 10월 16일(수)부터 나흘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학고재 아트센터 B1에서 진행 중인 ‘만화, 4.3과 시대를 그리다’ 오프닝 행사에 참석해 인사말을 전했다.

현 작가는 “예술분야는 4.3을 다룬 연극과 영화도 있었고, 이번 전시는 미술, 만화 분야에서 활동해줘서 너무 반갑다”며 “예술인들이 순수예술을 지향해도 사회적 문제를 외면하면 안 된다”며 참여 작가들을 독려했다.

또 현 작가는 “최근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쟁취해냈다. ‘작별하지 않는다’로 제주 4.3이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대단하다”며 “제주 4.3은 국제문제이다. 따라서 반드시 세계화가 필요하며, 미국의 범죄를 물어야 한다. 우리는 결코 4.3과 작별하지 않을 것이다. 잊어버린다는 것은 범죄행위이다. 우리는 4.3과 작별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승만 기념관 건립 등에 관계된 움직임에 대해서도 현 작가는 “참사가 지워지고 역사를 왜곡하고 역사를 곤두박질치게 만들고 있다”며 “4.3과 관련하여 최종 책임자는 이승만과 미국이다. 그런데, 이승만을 영웅화 하는 작업이 벌어지고 있어 가슴이 터져 죽을 것 같다. 무고한 민간인을 얼마나 죽였나? 아마도 수십만을 죽였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제주4.3범국민위원회가 4.3 행사 관련 최초로 전국시사만화협회와 공동으로 주관하는 이번 ‘만화, 4.3과 시대를 그리다’展은 제주4.3평화재단과 재경제주4.3피해자및희생자유족회와 공동으로 주최했다.
‘만화, 4.3과 시대를 그리다’展은 ‘시사만화가 22인이 본 25개의 4.3’이란 주제를 통해 4.3을 대중적이고 의미 있게 소개한다는 취지다. 또 현직에서 활동하는 다수 작가들이 참여, 만화를 통해 보는 4.3이란 묵직하고 뜻 깊은 작품들을 통해 향후 관련 전시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날 제주4.3범국민위원회와 공동으로 전시를 준비한 전국시사만화협회 최민 회장은 “최근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 덕분인지 모르지만 제주4.3이 세계적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이번에 4.3만화전에 참여하게 되어 영광스럽다”며 “이번 기회에 제주4.3을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우리는 제주4.3과 절대 작별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오프닝엔 민중의 소리에 기고 중인 최민 작가와 함께 한국 저널리즘을 대표하는 시사만화가 중 이번 전시에 작품을 선보인 김용민(경향신문), 권범철(한겨레신문), 성덕환(경향신문), 이동수(마인드포스트), 김상민(경향신문) 작가가 참석했다.

더불어 이날 개막식에는 현기영 소설가, 이자훈 여순10.19항쟁 서울유족회장. 황선건 6.10만세운동유족회장, 이영국 반민특위기념사업회 사무총장, 부미선 제주4.3평화재단 사무처장, 최상구 한국전쟁전후피학살유족회 전국회장, 이정우 한국전쟁전후피학살유족회 운영위원장, 김민곤 역사정상화전국연대대표, 김광철 서울참교육동지회 회장, 정연순 제주4.3범국민위 전 이사장, 주진오 전 역사박물관장, 이형숙 추모연대 진상규명위원회 부위원장, 이기연 질경이 대표, 고 빈하용 학생 작품들 이번 전시에 흔쾌히 내어준 김미화 세월호 유족(단원고 2학년 4반 고 빈하용 학생 어머니) 등이 내빈으로 참석했다.
행사를 주관하는 백경진 제주4.3범국민위원회 이사장은 “오늘 스물두 분의 작가분을 모시고 시사적 시각에서 그 사상을 구현하는 4.3만화전을 갖게 되었다. 이번 전시되는 작품들은 참으로 많은 내용을 함의하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4.3이 가지는 의미를 다 담아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생각도 해보며 숙제를 남기신 것 같다”며 “오늘 이런 모임을 통해서 최근의 어려움 속에서 4.3의 전국화, 세계화에 다시한번 힘을 모아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처럼 <작별하지 않는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과 함께 제주4.3이 전 국민적, 세계적 관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진행 중인 이번 전시는 오는 19일(토)까지 계속되며, 이날 토요일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부대행사의 일환으로 종로구 인사동 송현광장 입구에서 ‘4.3+만화=역사’ in 열린송현을 진행한다.

특히 ‘4.3+만화=역사’ in 열린송현 행사는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9명의 작가들이 인사동과 송현광장을 찾는 일반 시민들에게 무료로 캐리커처를 그려주는 시간을 통해 여러 시민들에게 자연스레 4.3을 알릴 계획이다.

한편 무료 관람인 ‘만화, 4.3과 시대를 그리다’展은 구글 사이트(https://sites.google.com/view/43cartoon/%ED%99%88)를 통해 작품을 선관람할 수 있다. 참여를 원하는 관람객은 제주4.3범국민위원회로 문의(02-786-4370)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