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뉴스 = 한동순기자] 인송문학촌 토문재(촌장 박병두 시나리오작가/문학평론가)에서 지난 7월 22일~23일 2일간 인문학특강이 마련되었다. 토문재 세미나실과 공간 다목적실에에 갖는 인문강좌는 해남군 송호항 권역 링커조직발굴 일환으로 복지와 문화 육성을 기반으로 하는 강좌였다.

인문학 강좌는 지역주민들의 대상으로 마을주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주민들에게 인문학이 낯선 시간이었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새로운 산소를 마시는데 충분했다고 주민들은 입을 모았다.

지난 21년 “송종리마을사람들” 책을 출간하면서 송종리 마을은 해남군으로부터 문학마을로 지정되었다. 이 책에는 주민들의 시와 사진이 담겨 시간이 지났는데도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을 뿐 아니라, 주민들의 화합과 결속은 물론이고, 마을의 작은 변화들이 일어났다.
인문학 강좌는 국내 영미문학의 귀위자로 잘알려진 김구슬 교수로 협성대학교 영문학과 교수(영문학자. 시인)를 모셨다.

김구슬 교수의 강의 함께 『송종리 마을 사람들』에 수록된 마을 사람들이 직접쓴 시를 낭독했다.

송종마을 최정수 이장은 “제2의 청춘” 어느 마라토너도 못지않게 달릴 수 있당께/그리고 아즉도 내겐/피울 불꽃 사랑이 있지라. 최동수 노인회장의 “이래 봬도” 이래봬도/ 젊어서 내가 을마나 고왔는지 앙가/요, 수박처럼 꽃 피는 봄날이었 당게/양귀비도 저리 가라 할 정도였당게/정금이 당신 덕분에 나 여기까지 온 겨. 용석근 님의 “먼곳”, 일하다 잠시 허리를 평게/먼 곳이 보이네. 마을 청년회 박동문의 “그나저나” 내게도 깨가 쏟아지던 시절이 있었제/그나저나/ 올겨울 누구랑 정을 나눈 다냐.

지광훈 님의 “사랑하는 회전문” 여보씨오/당신 없으면 죽는디/이대로 살다 천국 갑시다/놀이터 만들고 손주들 선물했으니/이제 시름만 놓고 빙빙 회전문을 탑시다.

김송남의 아내 마리아는 필리핀에서 시집온 새댁으로 딸과 아들의 두 자녀를 두었다. “송종리 바다에서” 바다에서 볼 수 있는 사람/눈빛으로 읽어 가는 아내의 얼굴/ 차가운 내 얼굴을 만졌다. 자신의 남편의 시를 낭독해 눈길을 끌었다.

김구슬 교수는 “전통적으로는 공동체는 물리적 공간을 기반으로 혈연 등으로 이루어진 집단을 의미했으나 현대사회로 이행하면서 혈연으로 이루어진 공동체는 많이 약화 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송종리 마을에 들어오면서 모두 하얀 페인트로 칠한 담장을 보면서 분명 담장은 있는데 마치 담의 구분이 없는 것 같다. 아, 여기는 사람들 간에 구분이 없는 곳이구나, 모두가 하나가 된 마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이야말로 공동체의 참 의미이고, 인문학이 지향해야 하는 궁극이다. 어촌마을 공동체가 인문학을 실천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인간은 공통의 본성이 있다. 우리 마음 깊은 곳에는 ‘어린아이’가 있다. 그러나 살아가면서 점점 어린아이를 잃어간다. 작은 풀꽃 하나에서도 경외심과 놀람과 기쁨을 느끼는 것이다. 시인의 마음이다.

‘송종리 마을 사람들’에 실린 시들을 보면서 이들이야말로 아직 시인의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시인의 마음이 송종리 어촌마을을 하나로 만드는 큰 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인의 마음은 서로 다른 것을 연결해 주는 사랑의 다리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인상 깊었던 마을을 발견했다며, “송종리 포구 앞에, 송종리 인문학 마을, 주민들 모두가 시인이 되었다는 팻말이 있고, 하얀 담장에 마을 주민의 시가 써있었다며, 2차 세계대전 이전에 작은 어촌마을에 불과했던 남프랑스 ‘깐느’가 국제영화제가 열리는 영화의 도시가 되었다고 말하고, 하얀 담장의 송종리 마을 역시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시의 마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홍보영 시인이 ”모내기 타령“과 ”해남아리랑“ 민요로 흥을 내었고,김은숙 사회학자가 김달진 시인의 시 ‘열무꽃’, 양해연 시인 ‘달팽이관이 자라는 밤’,‘산형화서’, 신형심 님이 김구슬 시인의‘잃어버린 골목’를 낭독했으며, 박장만 송지체육회장, 박미광 이장단장, 송하정 사무장, 김정현 달마산악회 사무국장, 김성주 전, 수협조합장, 조영천 전, 해남군교육장이 자리했다.

박병두 촌장은 무더위 속에 마련한 강좌에 인문학의 공간 토문재를 찾아줘 고맙다며, 익숙하지 않은 인문학 향연에 농어업 현장에서 가파른 길을 걷는 주민들의 성실한 삶들은, 성찰과 사색의 힘을 발견한다면서 링커 사업이 지역문화 활력 촉진은 물론 새로운 문화를 연대하고 형성하는 길을 모색하자고 당부하면서, 생각하면 한 순간 한순간 보내는 시간의 의미가 새삼 숙연하게 다가온다고 말했다.